옆자리를 드립니다 활동후기

함께 했던 활동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제목
15차 '옆자리를 드립니다!' 참여후기
작성자
장애인먼저
작성일자
2014-10-13 15:17:49
조회수
2,699
나는 2012년부터 약 1년 동안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온 유경험자였다. 그래서 처음 장애인들의 프로그램 “옆자리를 드립니다.” 봉사활동을 제안 받았을 때 사실 경험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도 같이 밀려왔다. 내가 그동안에 해왔던 봉사활동은 대부분 어르신들이나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해왔었다. 하지만 이번 봉사활동은 정신적, 육체적 문제를 가진 장애인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약속한 날이 되어 시간에 맞춰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도착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 속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두 명의 아이가 있었다. 바로 나의 파트너였던 선균이와 선균이의 쌍둥이 동생 대균이었다. 어딘가 불안해 보이는 모습과 함께 계속 안정하지 못하고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그 둘은 자폐장애 2급의 판정을 받은 아이들로 자폐장애를 가지긴 했어도 겉모습은 여느 아이들과 별 차이가 없는 아이들이었다. 그 후 선균이와 짝궁을 이루고 서로의 어색함을 풀기 위해 장애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던 나는 흔히 물어보는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름이 뭔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무슨 음악을 하는지 등등 나름대로 나만의 노력을 통해서 선균이와 친해지려 노력했다. 하지만 선균이는 내가 낯설었는지 대답이 굉장히 짧고 나와 가까이 하지 않으려 했다. 그렇게 어색한 만남을 시작으로 밥을 먹으러 출발했다. 그날 점심메뉴는 분식으로 떡볶이, 만두, 김밥이 주 메뉴였다. 나는 선균이와 마주 앉아 식사를 시작했고 아까 어색했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음식을 챙겨주며 가까이 하려 노력했다. 그런 노력이 조금은 선균이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선균이도 나에게 음식을 권하며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치게 되었다. 우리는 다같이 식사를 마치고 나서 연극 “슈퍼맨처럼”을 보러 출발했다. 연극을 보러 가는 도중에 우리는 잠시 길을 헤매서 조금 걷게 되었다. 그 때 누군가 내 손을 잡아주었는데 바로 선균이의 손이었다. 사실 30분 전만 해도 내가 어깨 동무를 하거나 손을 잡으려 해도 먼저 빼던 선균이가 나에게 먼저 다가와 준 것이었다. 사실 그 순간은 선균이에게 너무 고마웠고 나의 노력도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잠시 헤맨 뒤에 극장에 도착해 예매를 하고 각 자의 짝궁과 함께 사진을 찍은 후 입장해서 연극을 관람했다.
우리가 관람하는 “슈퍼맨처럼”은 장애인들의 삶과 장애인들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적인 시각과 고정관념들이 우리 주위의 장애인들에게 어떤 악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주는 연극이었다. 나는 선균이와 연극을 관람하며 내 스스로도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시간이 되었다. 내 스스로도 사실 철없던 시절 장애인들을 비하하는 발언인 ‘애자’라는 말을 사용했었고 몸이 불편하거나 자폐, 또는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은 머리가 미쳤거나 아니면 멍청한 사람들이라고 쉽게 판단해버리곤 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 연극과 장애인 봉사활동을 통해서 나뿐만 아니라 주위의 잘못된 시선과 편견들이 오히려 장애인들을 더욱 위축시키고 아픔을 극대화 시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들 ‘틀리다’와 ‘다르다’를 혼동하기 일쑤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인 우리는 그들과 ‘틀리다 라는 것’ 아니라 ‘다르다 라는 것’이라는 것을 항상 염두하고 그들은 무조건 적으로 동정해야하는 대상이 아닌 우리와 같이 나아가고 함께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이번 봉사활동을 계기로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