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를 드립니다 활동후기

함께 했던 활동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제목
18차 '옆자리를 드립니다!' 참여후기(1)
작성자
장애인먼저
작성일자
2014-10-13 15:23:00
조회수
3,242
9월 16일 처음으로 내가 직접 기관을 알아보고 사람들이 말하는 봉사활동 이라는 것을 해보게 되었다. 어릴 때 학교에서 양로원을 찾아가서 봉사활동을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바쁘게 살다가 이제 28살이 되어 봉사활동에 참여한다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처음으로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만난 다는 게 나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처음 지적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만난 다고해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갔다. 왠지 별의 별 상상이 다 되면서 걱정이 먼서 앞섰는데 그것은 오롯이 나의 편견이나 선입견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주변에도 많은 사람들이 장애를 가진 친구들에 대한 두려움이나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오늘의 ‘옆자리를 내어드립니다’ 시간을 통해서 그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선입견이나 그런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비타민스테이션에서 처음 종익이를 만났을 땐 그냥 말이 좀 없는,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동생으로 보였다. 아무래도 나 역시 처음 보는 친구라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쑥스러웠는데 그 친구는 얼마나 쑥스러웠을까. 나름대로 같이 저녁 식사를 하러 가는 길에는 무슨 얘길 해야 할 까 계속 고민하는데 식사를 다 마칠 때까지도 별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그런데 배려담긴 질문에는 별 반응이 없더니, 시덥지 않은 농담에 너무 좋아하는 걸 보고 내가 뭔가 크게 착각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익이도 여느 또래와 같은 사춘기 학생일 뿐인데 나랑 다르다는 생각을 가지고 쓸데없는 배려를 했나보다. 그렇다고 저기 선생님 키가 엄청 작다는 말에 그렇게 격한 반응을 보일 줄이야....덕분에 훨씬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좀 얘기 좀 할 수 있을 까 하는데 공연시간이 다 되어서 공연장에 들어갔다.
공연장에 들어가서는 우린 계속 농담을 할 수 없어서 조용해질 수 밖에 없었다.
공연이 시작되었고 그곳에서 생소한 첼로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좋았지만 자신의 재능을 기부 한다는 게 재능을 기부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에게도 참 좋은 것 같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다. 공연 중에 인터뷰를 보면서 종익이는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곳에 봉사를 하러 온 사람은 느끼는 바가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재능이 누군가에게 꿈이 되고 필요로 하다면 ‘나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아마도 공연을 보는 봉사자들도 나 같은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재능기부라는 것이 거추장하지 않아도 자신이 잘하는 재능을 다른 사람과 쉽게 나눌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다는 생각을 이번 ‘옆자리를 드립니다’를 통해 갖게 되었다.
이번 시간을 통해서 그동안 장애를 가진 친구들에게 갖던 선입견들을 버릴 수 있어서 좋았다. 아직도 그들에게 다가가기는 쉽지는 않다. 그동안 서로를 너무 모르고 지냈고 아직도 알아야 할 것도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주변에는 직접 찾지 않는 한 그럴 기회가 사실 많지 않다. 아직도 색안경을 가지고 그들을 보고 그것 때문에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마음에 문들 닫아 버린 게 아닐 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많이 안타까웠다. 그래도 이번 ‘옆자리를 드립니다’에서 음악이라는 장르를 가지고 재능기부에 대해 알게 되고 또 서로 소통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시간이 되었고 앞으로도 이런 소통의 기회들이 많이 생겨나기를 바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연을 보러 가기 전까지 종익이랑 소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않아서 좀 아쉬웠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 번 꼭 참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