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를 드립니다 활동후기

함께 했던 활동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제목
2차 '옆자리를 드립니다!' 참여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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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4 11:18:55
조회수
2,616
평소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왔습니다. 이 전 밀알복지재단에서도 장애인분들과 함께 비슷한 경험을 가져본 적이 있기에 망설임 없이 ‘옆자리를 드립니다.’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영화관에 따로 마련되어 있는 장애인석을 일반인이 사용하는 등 불미스런 일이 많지만, 오페라극장에서 일반인과 같은 자리에 장애인을 위한 자리를 지원해준다는 건 좋은 취지인 것 같습니다. 이로써 일반인의 인식 또한 바뀔 수 있다 생각합니다.
저와 자원 봉사자분들은 오페라극장 로비에서 짧은 오리엔테이션 후 장애인분들을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낯을 가릴 때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먼저 다가와주시고 관심을 가져 주시는 그 들의 모습에 저 또한 쉽게 마음을 열고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저의 짝은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쁜 ‘서 은숙’씨였습니다. 처음에는 부끄러움을 타시는 듯 했지만, 함께 손을 잡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정말 밝고 명량한 분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우리는 먼저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조금은 위험한 뚝배기 불고기가 저녁 메뉴로 나왔기에 대신 들어주었고, 은숙씨는 저 대신 제 반찬을 들어주셨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은숙씨가 정말 다정다감하단 걸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젓가락질에 서툰 은숙씨 였기에 숟가락 위에 반찬을 얹어주며 은숙씨의 식사를 도왔습니다. 작은 체구와는 달리 잘 먹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흐뭇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공연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다른 분의 짝이셨던 분이 약시가 있으셨는데, 이동하는 중간 계단이 많아 불안하기도 하였지만, 자원봉사자 두 분이 그 분을 맡아주셨기에 큰 불편함 없이 이동하셨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볼 공연은 괴테 원작소설을 뮤지컬화한 ‘메피스토’였습니다. 세상만사를 이룬 사람이 지나간 세월을 허무하게 느끼면서 자살을 선택하거나 쾌락에 몰입하는 것을 ‘파우스트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만족을 모르고 내달리는 끝없는 욕망 탓에 인간은 누구나 지나간 시간을 아쉬워하며 후회합니다. 괴테는 이에 대한 해결법은 시간을 되돌려 인생을 다시 사는 것뿐이라 생각했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되찾기를 원하는 ‘젊음’. 괴테는 ‘메피스토’를 통해 누구나 바라지만 가질 수 없었던 ‘회귀의 욕망’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메피스토’는 조금 어렵고 어두운 주제였기에 장애인분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되었습니다. 조금만 더 밝고 경쾌한 뮤지컬이었다면 장애인분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보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뮤지컬이나 공연을 위한 예의범절을 조금 알고 갔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조금은 어두운 분위기에서 시작된 ‘메피스토’. 은숙씨는 조금 무서움을 느꼈기에 우리는 공연 내내 손을 잡고 시청하였습니다. 중간 중간 괜찮냐고 묻기도 하였고, 함께 등장인물이나 무대효과에 대한 이야기도 조심스럽게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내 은숙씨는 처음보다 집중하여 무대를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1시간 반의 공연이 끝나고 지루해 보이는 표정 없이 은숙씨와 저는 공연장을 나왔고, 이렇게 우리의 일정은 끝이 났습니다.
약 2시간 반 동안 은숙씨와 짝이 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조금은 짧다고 생각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실내 활동이 아닌 실외에서 할 수 있는 좀 더 활동적인 행사였다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모두 함께 친해질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옆자리를 드립니다.’의 취지는 무척 좋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분들이 혼자서는 보기 힘든 공연이나 여러 행사를 자원봉사자라는 짝과 함께 참여함으로써 장애인분들은 불편함 없이 활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여 자주 활동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다음번에도 참여하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보람 있는 활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