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를 드립니다 활동후기

함께 했던 활동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제목
5차 '옆자리를 드립니다!' 참여후기
작성자
장애인먼저
작성일자
2014-09-04 11:32:07
조회수
2,694
이번 ‘옆자리를 드립니다.’ 프로그램은 2가지 프로그램이었다. 첫 번째 프로그램은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쿠사마 야요이’ 전 관람과 뮤지컬 ‘위키드’ 관람이었다. 먼저 지난 5월 14일 ‘쿠사마 야요이’전 관람에서는 일산에 있는 명현 학교라는 곳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 관람을 했다. 사실 과거에 봉사활동같은 프로그램을 대학교 이전에 약간 의무적으로 해온 시간을 제하고는 따로 내가 신청을 해서 해본적은 없었다. 그래도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는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거나 돕는 일은 잘해 왔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이 자원봉사 프로그램에서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한번 도전해보자는 마음이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공적인 일이었기에 최대한 이른 시간에 예술의 전당에 오니, 아무도 없는 곳에서 애들을 기다리자니 설렘과 함께 떨리기도 했다. 차례차례 참여자와 학생 친구들이 오고 서로의 짝을 찾아 갔다. 나의 짝은 김진욱. 진욱이었다. 진욱이는 지적장애 3급으로 이번에 온 다른 친구들에 비하면 장애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학생이었다. 명찰에 강진욱이라고 표현돼 있어서 싫다고 하는 진욱이를 달래기 위해서 매직으로 응급처치를 한 후 우리는 전시회를 보러 갔다. 실제로 나도 이런 전시회가 처음이었기에 진욱이와 마찬가지로 떨리는 마음으로 입장했다. 진욱이와의 교감은 특별하게 어렵진 않았다. 진욱이가 활동적인 친구라서 상대적으로 그 활동에 내가 조금 맞추어주고 내가 생각하는 이야기 라던지 서로가 좋아하는 것 위주로 이야기를 해 나가니 좋았다.
진욱이는 특별히 봤을 때, 우리와 다른 게 거의 전혀 없었다. 단지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감정조절이나 너무 활발하다는 점. 이 정도는 오히려 내가 학생시절에 느꼈던 과했던 친구들에 비하면 약과 얻었다. 이런 전시회 관람 태도 또한 너무 학생적이었다. 학생때 박물관이나 이런곳에 가면 우리는 그런 전시물에 대해 관심과 잘 몰랐기 때문에 그냥 어떤 것이 있는지 훑어 보는 식으로 봤는데 진욱이 또한 그림들에 대해서는 ‘이런게 있구나’ 정도로 보고 지나가자고 할 때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 났다. 그래도 쿠사마 야요이전은 영상적인 곳과 거울의 방, 실제 체험 스티커방 등 체험 할 수 있는 전시회로 진욱이 뿐만 아닌 다른 많은 학생들에 관심과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했다.
관람이 끝나고, 마지막 시간인 저녁식사 시간이 왔다. 처음 진욱이를 소개해주신 선생님께서 진욱이는 고기를 좋아한다고 하였었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 저녁식사 시간에 나타났다. 돈까스가 메뉴였었는데, 진욱이의 식욕은 정말 엄청났다. 사실 이 시간에 약간은 어려움을 느꼈다. 감정이 격해지니 표현이 조금은 거칠어지고 주변 친구에게도 피해를 주는 상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친구에 대해서 어느정도 선까지 ok하고 도와줘야 할지, 아니면 제재하고 고쳐줘야 할지에 대해서 정확한 지식이 없었다. 장애에 대한 정보가 나에게 너무나 없었구나. 이런 생각이었다. 막상 처음 가벼운 마음으로 왔었지만, 돌아 갈 때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2번째 프로그램은 5월 17일 ‘위키드’ 관람 이었다. 장애인 요양원 ‘우성원’ 이용자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인해 어느 정도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지고 만났는데 이번에 만난 장애인 분들은 성인분들로 첫 만남은 저번보다 오히려 더 어색했다. 그 이유는 어린 학생들은 우리가 가르쳐주고 형, 누나 같은 태도로 가면 됬지만, 이분들은 어른들이기에 첫 접근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냥 간단하게 우리에게 먼저 선한 인상으로 인사를 해주셨기 때문에 그냥 나도 우리 친척 어른이라는 생각으로 대하니 이런 문제는 그냥 순간적으로 해결되었다.
약간 저번과는 달랐던 부분이 이번에 함께 하신 정문경 선생님께서는 말을 잘 못하시는 분이었다. 예. 아니오. 좋아. 라는 3단어로 표현을 하셨다. 그래도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크게 어렵진 않았다. 바디랭귀지와 어느 정도 의사 표출을 하실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번시간에 너무 활발한 진욱이와는 조금 대조되지만 조용하시지만 우리는 이것저것 서로 교류해 나갔다. 점심시간에도 김치찌개와 순두부찌개 중에서 어떤게 더 좋은지 정확히 의사를 얘기해주셔서 오히려 좋았다.
그 다음 우리는 위키드라는 뮤지컬을 보러 갔는데, 역시 인기가 있는 뮤지컬이라 그런지 효과도 화려하고 볼거리, 출연진 중에 뮤지컬을 모르는 문외한이지만 그래도 한두 번 들어본 사람들도 있고 문화적으로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중간 중간 정문경 선생님을 보았는데 정말 아이처럼 좋아하시면서 박수도 치시고 나랑 정말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신 것처럼 보였다.
짧은 공연 뒤에 우리는 헤어짐의 시간을 나를 꼭 앉아주시는 정문경 선생님을 보니 이시간이 너무 아쉬웠었다.
이번에 참여한 ‘옆자리를 드립니다’ 프로그램은 장애인과 함께 우리가 어떤 봉사를 한다는 의미보다는 서로가 함께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프로그램이었다. 지금까지 약간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그런 저차원적인 봉사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냥 서로 ‘함께 한다’ 이 자체에 의미를 두는 프로그램인 것이다. 수업시간에 배운 통합교육에 대한 개념이 생각나는 사례였다. 어떠한 차이가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그 본질적인 해결책은 분리에 의한 적응 교육보다는 그 환경, 상황들을 함께 겪어 나가는 통합교육이 가장 도움이 된다는 이론의 실제적 적용 사례였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저치 않고 주변사람들에게도 알리고 함께 할 마음이 생기는 경험이었다. 정말 이번 학기에 이 경험이 마음에 힘이 되어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