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를 드립니다 활동후기

함께 했던 활동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제목
2018년 6차 '옆자리를 드립니다!' 참여소감
작성자
wefirst
작성일자
2019-09-02 15:57:11
조회수
2,011

명현학교에서 만난 천사 ○○

 

 

박희림

 

두 번의 활동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서도 명현학교에서 만난 제 짝궁 ○○이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하루에 한 번은 꼭 인스타그램에 들어가서 ○○이의 댓글과 메시지를 확인하고 가끔 아무것도 없을 땐 아쉽기까지 합니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이번 활동을 통해 받은 사랑과 감동에 젖어서 지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틀의 시간은 아주 짧았지만, 그 임팩트는 너무나 강했고, ○○이가 제게 나눠준 사랑 또한 정말 컸기 때문입니다. 봉사를 목적으로 시작한 활동이지만, 결과적으로 봉사를 했다기보다는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그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놀았던 기억만 남았습니다. 그래서 행복했던 추억 한 페이지를 나누는 기분으로 후기를 써볼까 합니다.

 

20186, 대학생으로서 마지막 여름방학이 다가왔고 포지션이 애매한 취업준비생으로서 무기력하지만, 죄책감이 가득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무엇이라도 해야만 불안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사라졌기에, 이틀이라는 시간을 가득 채워 보낼 수 있는 이번 봉사 활동은 저에게 달콤한 도피처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와 같은 상황에 처한 친구들이 많아 봉사자를 한 명 더 데려가는 것 또한 굉장히 쉬웠습니다. 핸드폰 채팅방에 '봉사시간 없는 사람 봉사 활동 가자'라며 가벼운 공지 메시지를 올렸고 저와 비슷한 상황의 친구가 연락이 왔습니다. 봉사하려는 마음보다는 자기소개서 한 줄이 더 급하고 소중했던 저와 친구는 이렇게 이번 봉사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약 2주 정도 남았던 첫 번째 디데이를 기다리며 속으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나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없겠지?’ 라며 걱정도 하였고, ‘초등학교 1학년인 친척 동생을 놀아주었던 것처럼 어르고 달래며 놀아주면 시간은 금방 가겠지!’ 라며 코웃음을 치기도 하였습니다. 부끄럽지만, 어떻게 보면 봉사 활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저는 이번 활동을 상대방이 아닌 저 자신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긴장감을 가득 안고 명현학교로 향하였습니다. 기본 교육을 들은 후에, 프로필을 받고 얼굴도 모르는 상태로 아이의 이름표를 들고 올라갔는데, 왁자지껄한 틈 사이로 한 아이가 제게 먼저 다가왔습니다. 단번에 그 아이가 제 짝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장애이해교육을 들을 때 까지만 해도 아이들과 눈 맞춤조차 어느정도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이는 먼저 눈을 맞추며 인사해주었고, 이름과 나이만 물어본 채 어색하게 허공만 바라보고 있던 저에게 어느 학교에서 왔는지, 같이 온 친구의 이름은 무엇인지, 친구의 학교는 어디인지를 물어보며, 오히려 주연이가 싱긋한 웃음과 함께 질문 공세를 펼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과는 친구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이 단번에 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함께 대화를 하다보면 그 순수한 마음에 감동 받을 때가 있었고,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면 자신이 먼저 선생님 이거 해주세요라며 도움을 청했기에 어느 부분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노심초사 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처음 케이크에 과일 장식을 했을 때는 저보다도 조심스럽게 과일을 꾸미는 ○○이를 보며 놀랐지만, 이후 그 놀람조차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는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나 그 부분이 저와 다를 뿐, 어떤 부분에서는 주연이가 훨씬 더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은 난타를 보러 가기 위해 명동으로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자신의 옆에 자리가 생기자마자 말도 없이 ○○이가 제 손을 잡고 저를 그 자리에 앉혀주었을 때입니다. 명동까지는 한 정거장 밖에 남지 않았었지만, 그 자리에 앉아서 가는 그 짧은 순간이 저는 가장 행복했습니다. 처음 봉사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는 옆자리를 드립니다.’라는 슬로건을 보고 그래, 이틀만 내 옆자리를 그들에게 주자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틀의 시간을 지나고 나니 흔쾌히 옆자리를 준 것은 부족했던 제가 아닌 ○○이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부족했던 저를 사랑으로 대해주고 잊지 못할 행복한 추억을 선물해준 것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 옆에서 보낼 수 있었던 이틀을 계속 말하자면 열흘 밤을 새도 모자랄 것 같아 최고였다!” 한마디로 표현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제 친구 ○○이와 최고의 경험을 함께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