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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이 달의 좋은 기사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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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자
2005-04-29 10:57:02
조회수
5,874

3월 이 달의 좋은 기사

신문명

발행

일자

기  자

발행면

기사제목

3

조선

일보

3. 29

박원수

기자

12면

“반월당 횡단보도 없애다니…”논란

:장애인들 “5분거리가 30분… 돌려달라” 대구시 “지하공간 개발사업 연계” 난색

 

 

대구시내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고 넓은 곳중의 하나인 중구 반월당네거리에는 이달 18일로 횡단보도 3곳이 사라졌다.남쪽의 횡단보도는 오래전에 없어졌기 때문에 반월당네거리에서는 횡단보도를 이용해서 도로를 건너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곳에서 도로를 건너려면 지하 통로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좀 떨어져 있는 적십자병원 앞 횡단보도도 사라졌다.

이를 둘러싼 논란이 치열해지고 있다.

장애인들은 물론 일반인들의 보행권 침해라는 이유로 시민단체들이 연일 대구시를 성토하고 있다.

대구시는 횡단보도 폐쇄 등 일부 사안에서는 잘못을 자인하면서도 대안을 찾지 못해 부심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의 환승지점인 반월당 네거리의 횡단보도 3곳과 인근 적십자병원앞에 있던 횡단보도 1곳 등 모두 4곳을 이달 18일로 폐쇄했다.

폐쇄 이유는 반월당 지하공간개발의 완료로 인해 장애인들이 도로를 건널 수 있는 엘리베이터나 리프트 등의 시설이 충분히 갖춰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구시의 설명이다.

실제로 반월당네거리 지하공간개발사업으로 인해 횡단보도를 폐쇄하더라도 네거리를 둘러싼 4개 블록에는 리프트와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 일반인들의 보행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애인들의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진다.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인이나 시작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는 4개 블록중 동아쇼핑쪽의 1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3곳에는 리프트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있지만 리프트는 너무 느리고 위험해서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위험을 느껴야 할 정도라고 한다.

대구장애인연맹이 최근 장애인들이 얼마나 어려움을 겪는지를 실측했다.

그 결과 횡단보도가 있을 때 5분 정도 걸리던 것이 리프트를 이용할 결과 30분이나 걸렸다.

이 때문에 대구장애인연맹, 대구시각장애인협회 등 대구지역 9개 장애인단체들은 최근 반월당 횡단보도의 환원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횡단보도의 존치 여부는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곤혹스런 상황에 처해 있다.

그것은 반월당 지하공간개발사업이 횡단보도를 없애는 것을 전제로 해서 설계되고 시공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하공간에는 지하주차장이 설치돼 있고, 지하주차장으로 진출입하기 위해서는 네거리에 있는 교통섬을 통해 해야 한다.

만약 횡단보도가 그대로 있을 경우 주차장 진·출입하는 차량과 횡단보도가 맞부닥치게 돼 있어 횡단보도 이용자와 차량의 접촉사고는 우려할만한 수준이다.

또 반월당을 통과하는 달구벌대로가 대구의 주간선도로 역할을 하고 있어 교통흐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월당네거리뿐 아니라 지하공간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봉산육거리나 두류네거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곳 역시 횡단보도 폐쇄를 전제로 해서 사업이 추진됐기 때문이다.

이런 난점 때문에 대구시는 횡단보도를 폐쇄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장애인연맹 윤삼호(尹三浩·39) 정책부장은 “종전의 횡단보도 자리가 위험하다면 10m쯤 물려 횡단보도를 설치한다면 위험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장애인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보행권을 위협하는 사례가 될 것이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도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기는 마찬가지다.

대구시 류한국(柳韓國) 교통국장은 “서울시는 벌써 오래전에 보행권을 존중하는 정책을 펼쳐 왔는데 대구시는 아직 차량위주의 교통정책이 되고 있어 시민들에게 송구스럽다”면서 “곧 여러 시민단체들과 머리를 맞대 지혜를 짜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원수기자 (블로그)wspar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