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자리를 드립니다 활동후기

함께 했던 활동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제목
2015년 1차 '옆자리를 드립니다!' 참여후기
작성자
장애인먼저
작성일자
2015-07-01 17:37:33
조회수
3,428
우리는 몸의 일부만을 다치거나 손상당해도, 몸 전체가 아픈 듯이 고통스러워합니다. 가족 중에도 한 사람이 아프거나 다치면, 전 가족 구성원들이 가슴 아파합니다. 사회도 이와 같은 듯합니다. 사회의 아픈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는 전체 사회가 결코 건강해질 수 없습니다. 사회 내 소수자에 대한 마음이 곧 보편에 대한 마음인 것입니다. , 사회 전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부유한 사람이나 건강한 사람이 아닌 지금 당장 마음이 아프고 몸이 불편한 사람을 먼저 신경 쓰고 챙길 수 있어야 합니다. ‘옆자리를 드립니다프로그램을 통해 위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실천할 수 있었기에 마음이 한결 가볍고 뿌듯합니다.
 
연세자원봉사단을 통해 지원하게 된 옆자리를 드립니다는 사회 소수자인 장애인에 대해 무의식 중 갖고 있었던 편견, 두려움 그리고 오해를 극복할 수 있는 매우 의미 있고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나와 말하는 방식이 다르고, 나와 다르게 행동하게, 나와 다르게 생각한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막연히 장애인에 대한 불필요한 장벽을 제 가슴 속에 스스로 만들어온 듯합니다. 노동자들, 장애인들, 노인들, 사회 소수자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은 참 많이 하였지만, 가슴 속에 보이지 않는 장벽 때문인지 망설이기만 하고, 저의 생각을 행동으로, 저의 말을 실천으로 이끌지 못했습니다. 용기 내어 지원한 이번 프로그램이 제가 가지고 있던 그 장벽을 허물게 하였습니다.
 
제 짝궁인 ○○군과 스포츠 경기를 즐기며 얘기하며 나누며 느꼈던 한 가지 사실은 말하는 방식의 차이, 행동의 차이, 생각의 차이가 아닌 무언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감이었습니다. 함께 야구를 보고, 함께 음식을 먹으며, 함께 기쁨을 느끼며 저는 너와 나가 아닌 우리를 느꼈습니다. 말을 걸어도 대답을 하지 않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습관처럼 화장실을 찾는 ○○이가 처음에는 사실 많이 낯설었습니다. 어쩌면, 용기 내어 온 저에게 장애인에 대한 또 다른 편견과 오해를 갖게 하지는 않을지 두려웠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가 조심스럽게 저의 손을 잡고, 저를 보며 빙그레 미소를 띠고, 다가와 저의 볼에 입맞춤을 하는 그 모습에 순간이나마 가졌던 낯설음과 두려움은 사르르 무너졌습니다. ○○이는 표현의 방식이 조금 다를 뿐, 그 마음은 어느 누구보다도 순수했고 맑았습니다.
 
다시 돌아보면, 그동안 저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장애인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 속에 넣어놓고 인식하였습니다. ‘Who are you'가 아닌 ’What are you'로 그들을 이해하며, 그들이 한 인간으로서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순수한 마음이 아닌 외부적으로 표출되는 그들의 장애만을 바라보았습니다. 모든 인간이 의학적 정의로 규정되지만 않을 뿐 각자 다른 형태의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All men are created equal'.’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 흑인이든 백인이든, 여자든 남자든,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그리고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같은 인간이라는 본질적 사고로 그들을 바라본다면 그동안 불필요하게 가졌던 모든 편견과 두려움 그리고 오해는 자연스레 사라질 듯합니다.
 
누구보다도 넓고 따뜻한 마음으로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하고 일하시는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의 모든 직원 분들의 큰 사랑에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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